1. 줄거리
뛰어난 침술을 가진 맹인 경수(류준열 배우)는 어의 이형익(최무성 배우)에게 인정받아 침술사로 궁에 들어가게 됩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몸이 아픈 동생의 병조차 고칠 수 없었던 경수는 자신과 동생의 인생을 위해 텃세가 심한 내의원에서 필사적으로 적응하기위해 노력하며 지내게 됩니다. 사실 경수는 완전한 맹인이 아닌, 어두운 곳에서만 눈이 보이는 주맹증이었습니다. 그러나 궁 안에 그가 주맹증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밤에는 동생에게 편지를 쓰기도하고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자호란 때 청나라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와 강빈이 귀국을 하게 되고, 몸이 약해져 병색이 있던 소현세자의 담당 침술사로 일을 하게 된 경수는 시간이 지나 소현세자와 아픈 공통점까지도 나누는 막역한 사이가 됩니다. 경수가 주맹증이라는 사실을 들키는 때에도 소현세자는 경수를 이해하며 돋보기를 선물 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소현세자의 갑작스럽게 악화된 병세에 어의 이형익과 함께 진료를 하러 찾아가게 됩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정신없이 한참동안 침술을 하던 중 문득 경수는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소현세자의 식은 땀을 닦던 명주천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묘한 분위기에 경수가 이상함을 느끼는 찰나 바람에 촛불이 꺼지면서 암실이 된 그 곳에는 독약으로 소현세자를 암살하는 이형익과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소현세자가 경수의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2. 역사적 배경
영화 올빼미에 등장하는 인조(유해진 배우)는 선조와 공해군 다음으로 등장하는 왕입니다. 인조는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이 되었습니다. 여러나라와 외교정책을 펼친 광해군과는 다르게 인조는 명나라를 가까이하고 금나라(당시 청나라)를 멀리하는 친명배금 정책을 강하게 밀고나갔습니다. 광해군의 적절한 외교로 큰 마찰이 없던 금나라와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인조반정 이후 인조는 금나라를 나라로 인정하지 않았고 이 상황은 더 악화되어 결국 정묘호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후 병자호란이 일어나 인조의 처참한 패배로 인조의 아들 2명이 포로로 금나라에 가게 됩니다.
여기서 포로로 가는 아들은 효종과 영화에 등장하는 소현세자입니다. 소현세자는 10여년간의 포로생활을 끝내고 조선에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10년만에 보는 아들 소현세자를 보며 본인의 치욕이 떠오르는 인조는 소현세자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이로인해 10년만에 귀국한 소현세자는 아버지 인조와 마음아픈 갈등을 겪으며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에 돌아온 지 약 2개월만에 의문사로 죽게 되는 인물입니다.
영화 올빼미는 실제 조선실록에 기록되어있는 소현세자의 불가사의한 죽음을 연계시켜 몰입감 있는 한국역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스릴러를 완성시켰습니다. 실제 인조실록에는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 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 빛을 분변 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과 더불어 당시 아버지 인조와 아들 소현세자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과 소현세자의 사망 이후 그의 가족들을 모두 귀양 보내거나 사약을 내리는 등의 다양한 기록들의 짜임새있는 조합들이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올려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영화 올빼미가 단순한 역사 추리 스릴러로만 보여지지 않는 것입니다.
3. 총평
올빼미는 소현세자의 불가사의한 죽음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미스터리하게 풀어낸 스릴러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 중 역사와 스릴러의 조합은 굉장히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안태진 감독은 본인의 말대로 "역사적 개연성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서 만든 작품"을 잘 만들어냈습니다. 안태진 감독은 역사적인 기록을 놓치지않고 스토리에 참고하여 보는 관중에게 더욱 생생한 현실감을 주는 균형감 있는 데뷔작을 만들어냈습니다. 안태진 감독의 상상력에 조선왕조의 역사기록을 참고하였는데, 역사왜곡이 심하지 않았다는 부분 또한 안태진 감독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스토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노력은 관객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하였고, 실화와 가상의 인물 사이 그 균형을 놓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의 시대적인 배경을 조금 알고 본다면 보다 더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주맹증 침술사와 왕권다툼을 엮은 소재에 인물들의 팽팽한 심리전까지 가미한 영화 올빼미는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류준열, 최무성, 유해진 등의 내노라하는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더해져 2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 내내 지루함없이 영화를 보게 만들었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한국 스릴러 영화가 궁금하시거나 맹인침술가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영화 올빼미를 추천드립니다.